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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노동당을 떠돌고 있다. 김길오라는 유령이.

 

아무도 그의 실체를 알 수 없고, 실체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조차 없다. 그에 대해 현재 알려진 것은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사주 겸 회장, 최대 주주. 그리고 사회당계의 좌장이며 돈줄. 이 정도뿐이다. 아무도 그에 대해 더 정확한 정보를 들은 적이 없으니 이쯤 되면 가히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유령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왜 김길오를 따랐던 수많은 이들은 이처럼 실체도 알 수 없는 그를 따랐을까? 단순히 그가 따를만한 인품이나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리 생각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능력과 좌파운동을 이끄는 능력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설사 두 능력이 같다 하여도 사람들에게 돈을 줘가며 조직을 쥐락펴락하는 자가 과연 훌륭한 인품을 지녔다 볼 수 있는 것인가?

 

필자가 궁금해 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김길오를 따랐던 것일까? 이에 대해 알아야만 김길오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 하에 필자는 두 가지 관점, 그리고 그 관점에서 오는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돈이다.

 

최근, 이가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의 폭로로, 노동당 내에 존재해왔던 언더조직과 비선실세에 대한 것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원들 사이에서 추측과 소문으로만 떠돌던 비선실세 김길오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가현 전 위원장의 폭로 이후, 다른 알바노조 활동가들과 언더조직 소속 활동가들의 폭로가 줄을 이었고, 그중에는 알바노조 상근자의 활동비를 언더조직에서 결정했다는 내용, 언더조직에서 아버지의 간병비를 받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는 그동안 노동당 내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길오가 돈으로 사람을 관리 한다는 이야기의 실체가 드러났다 할 수 있을 것이다.

, 여기에서 첫 번째 관점과 의문을 제시해보자.

 

왜 김길오는 조직원들에게 돈을 준 것일까? 단순히 고생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선의였을까? 그리고 과연 조직원들은 돈이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김길오를 따랐던 것일까?

 

김길오가 상근자들의 활동비를 책정하고, 현금으로 준 것이며, 아픈 아버지를 둔 조직원에게 간병비를 준 이야기를 조합해보면 돈으로 사람을 관리 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대체 왜 회사의 경영자께서, 다시 말해 계산이 빠를 수밖에 없는 자본가께서 돈까지 써가며 조직원들을 관리해 어떤 이익을 취하고자 하셨을까? 또 조직원들은 이러한 김길오의 계산속을 알고 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문들은 필자가 생각해 보기에도 이해되지 않는 점이 너무 많다. 그러니 어떤 이익을 위해 돈까지 써가며 조직원들을 관리했느냐는 잠시 뒤로 미뤄두자. 그리고 조직원들이 김길오의 계산속을 알았느냐 하는 것부터 생각해보기로 하자. 필자가 지금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은 왜 조직원들이 김길오를 따랐느냐는 것이니까.

 

아버지 간병비를 받고 그것을 선의로 생각한다는 어떤 조직원처럼 단순히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돈을 활동에 전념하라는 운동 선배의 선으로 생각한 조직원들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원들은 알고 있지 않았을까? 김길오가 어떠한 꿍꿍이로 자신들에게 돈을 주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아마 일부는 그 꿍꿍이가 무엇인지도 알았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돈 때문에 김길오를 따랐을지도 모른다. 돈 앞에서는 부모형제도 없는 게 인간이니까.

 

, 그러면 이제 조직원들께서 필자의 첫 번째 의문에 대답해주기 바란다. 왜 김길오는 당신들에게 돈을 준 것인가요? 또 당신들은 왜 그런 김길오의 꿍꿍이를 알면서도 그를 따랐던 것인가요? 그게 단순히 돈 때문이었나요?

 

두 번째는 사상이다.

 

좌파운동의 근간은 사회주의와 유물론이다. 그리고 이는 조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그들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좌파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가현 전 위원장의 폭로로 밝혀졌듯이, 그들 사이에 존재한 문건에는 혼전순결’, ‘낙태반대’, ‘연애금지가 들어갔다. 혼전순결? 낙태반대? 연애금지? 이게 정말 김길오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라 가정했을 때, 이런 의문이 남는다. 조직원들은 이걸 사회주의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래서 김길오를 훌륭한 사회주의자라고 여기고 따랐던 것일까?

 

사실, 두 번째 의문은 첫 번째 의문과도 이어지는데, 단순히 돈 때문에 김길오를 따른 것이 아니라고 가정했을 때, 그를 따른 두 번째 이유로 그의 사상이 훌륭해서라는 또다른 관점이 제시될 수밖에 없다. 조직원들에게 그는 훌륭한 운동선배이기도 했을 테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전인적 활동가가 되어야 한다든가, ‘혼전순결’, ‘낙태반대’, ‘조직 내 연애금지같은 사람 숨 막히게 하는 철 지난 구린 소리들만 들먹이는 조직에 남아 있을 생각을 할 수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필자는 김길오의 사상이 무척 궁금하다. 대체 사회주의를 뭐라 생각하기에 그런 케케묵은 소리나 들먹일 수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대체 당신이 생각하는 운동이란 무엇인지, 이렇게 사람 돈으로 관리하고 사상 같지도 않은 구린 소리들로 숨 막히게 하는 게 정말 훌륭한 전인적 활동가를 양성하는 길인지에 대해서도.

 

그리고 김길오를 따랐던 조직원들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들이 사상 때문에 김길오를 따랐던 거라면 대체 김길오가 무슨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는 있었던 거냐고. 알고도 따랐다면 무엇이 그렇게 김길오의 사상을 훌륭한 것으로 보이게 했느냐고.

 

필자가 일단 제시해본 관점과 의문은 여기까지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여기까지밖에 생각이 안 난 점과, 글로 먹고 사는 직업이지만 이런 글은 써본 적이 없다는 점 두 가지를 양해 바란다. 그만큼 글이 두서없이 쓰여졌을 테니까. 하지만 김길오의 실체에 대해 알고 싶고, 그를 통해 더 이상 노동당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면 앞으로 더 많은 자기고백이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이 글을 읽는 조직원들 누군가는 필자의 의문에 언젠가 답해주겠지 기대하며.

 

 

 

 

 

 

 

 

  • 구름위핀꽃 2018.02.09 13:58

    예전 언더랑 뭐가 다른 거 같아요
    첫째, 떠난지 좀 되어서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전국학생연대, 전학협, 청년진보당 운동가들은 학생때부터 재정 결의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졸업할 때쯤이면 몇천만원의 빚을 안고 운동판을 떠나는 경우도 있었어요. 최소한 돈때문은 아니란건에요.
    둘째, 예전에는 그래도 이정도로 구리지는 않았어요. 2000년대 전후를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낙태, 연애, 혼전 순결 이딴 걸 꺼냈으면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을거에요.

    전학협 해체 과정에서 중간보스쯤 되는 사람이 반란을 일으켜서 전학협이 해체되었는데 그때 이후로도 최소한 이렇게 구린 생각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제 추측으로는 김길오 씨 외에 다른 지도부급이 다 떠나버려 조직을 독점하게 되면서 견제할 사람이 없어지자 유치찬란한 자신의 생각을 펼치게 된 듯 합니다. 당내에서 여성주의 운동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언더에서 있었던 사람들 많은데 나가게 된 과정이 그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웃긴게 여성주의 운동했던 사람들이 나가면서 언더 이야기는 왜 안하고 나갔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최소한 조직에 대한 의리때문인가. 답은 여성주의를 이야기하면 피해자로 남을 수 있지만 언더를 이야기하는 순간 자신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 문성호 2018.02.09 18:34
    구름위핀꽃 님의 댓글에 대해 변명을 좀 해야 할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답글을 남깁니다.

    1. 전학협의 해소는 단순히 그 조직과의 단절이 전부는 아닙니다. 촛불집회를 경유하면서 학생운동 주체의 형성이 학생회 외부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고, 혁대조 노선에 근거한 학생회 연대체 운동이 과연 옳으냐, 혹은 효율적이냐에 대한 많은 문제의식들이 있었습니다. 즉, 전학협의 조직 전화에 대한 고민은 그 시점에서는 꽤 오래된 고민이었고, 그에 대한 글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그 논의 과정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에는 그 조직에 대한 “반란”이 있었겠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그 결정은 굉장히 많은 문제의식들의 결론이었습니다.

    2. 그 때는 이정도로 구리지 않았던 이유는 저도 궁금해서 그 당시 학생운동 언더 책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자기가 봐서 너무 말이 안 되는 것은 “잘랐다”.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3. 그런데 최근 전학협 해소의 원인으로 “여성주의”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전학협 해소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의 하나로 감사하기는 합니다. 스스로는 여성주의자라고 믿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알고 있으니까요. 전학협 해소 과정에서 “여성주의”라 부를 수 있는 사건은 딱 하나입니다. 사회당에서 성폭력 가해자 이일재 씨가 발언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한 일입니다. 당시 전학협 집행위원장이 사회당 대표를 만나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그러겠노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전학협 집행위원회는 고립되었습니다. 사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언더와 연락이 끊겼고 반동, 배신자 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반성폭력 운동 열심히 하라고 요구한 것은 오히려 “그 운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화살은 자기들에게는 절대로 돌아가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이 그 운동과의 완전한 단절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이긴 했습니다. 아니, 사실 그 운동에서 이미 쫓겨나 있는 셈이었습니다

    4. 그러나, 전술했듯이 전학협의 해소는 “위계”에 기반한 운동 방식의 문제점, 그리고 혁대조 노선에 기반한 학생회 연대체 운동에 대한 문제의식, 학생운동 주체 형성 과정에 대한 고민 등 2003년 당시의 많은 고민들의 산물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고민하고 학습하던 여성주의, 평화운동이 위계에 기반한 운동이 잘못되었다는 최초의 문제의식을 던져준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가 “반란” 취급을 받은 것도 큰 계기가 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 복합적인 고민들 모두가 여성주의로 “퉁” 쳐지는 것은 아무래도 여성주의에 대한 혐오 이외에는 설명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5. 당시에 언더 이야기를 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언더의 존재 이유는 (그 이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조직 보위로 설명되었습니다. 전학련은 학생운동 조직 가운데 가장 마지막까지 조직사건을 겪은 조직입니다. 그게 97년이었습니다. 전학협의 해소는 2003년입니다. 생각보다 짧은 기간입니다. 우리의 논쟁이 그 속에 남은 동지들을 힘들게 할 지언정 잡혀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운동의 공개된 부분만을 가지고 논쟁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더를 비판하지 않은 이유는 순수하게 그것입니다. 그래서, 조직노선과 기풍을 중심으로 논쟁을 이어갔습니다. 피해자이자 가해자...맞는 것 같습니다. 그 조직에 있는 동안 대부분을 오픈에서 활동했던 저도 그 조직의 “기풍”에 기반해서 다른 동지들의 문제의식을 억누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들을 서로서로 해소해 나가기 위해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사과하고 살아왔습니다. 아직도 반성해야 할 부분들, 사과해야 할 부분들은 계속 찾고 사과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언더를 비판하지 못했던 이유는 오직 그 조직에 남은 사람들이 잡혀갈 일말의 가능성도 제공하지 말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6. 지난 번에 김길오 씨가 전국위원에 출마하는 것을 보고 저는 보위와 관련된 언더의 존재 목적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부당인사 논쟁 속에서 슬그머니 사퇴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은 진정 자신에게 문제제기가 돌아가는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문제제기를 멈추지 않을 계획입니다.
  • 한데나리온 2018.02.09 15:21
    무섭네요..

    옆에서 같이 투쟁하던 분들이 돈 때문에 활동했더니...

    같이 투쟁했던 분들이 돈 때문에 활동했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만약 우리당이 집권해도 내가 꿈꾸는 세상은 글러먹은듯 하네요....


    처음으로 탈당 이라는거 해봐야 겠네요.
  • 강민호 2018.02.09 16:36
    저도 탈당을 생각해봤다가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당을 한번만 믿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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