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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한 차례의 글을 올리고 반응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김길오를 따르는 누군가가 필자의 글을 블라인드 처리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필자는 언젠가 한 당원이 김길오의 실명을 거론한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 처리된 것을 본 적이 있었고, 다음 차례가 온다면 내 글일 것이리라 생각하며 올렸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필자의 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지는 않았으니 이에 대해 약간의 고마움을 표한다. ,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김길오에게 충성해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노동당에서 그를 저격하는 글을 블라인드 처리하지 않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비선실세 김길오의 존재가 폭로되고 언더조직에서 있었던 일들이 밝혀지면서 필자는 적잖이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일만큼 허탈한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그동안 사회당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저격당했던, 당을 바로잡고자 했던 당원들 또한 필자와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본다. 하지만 지금은 허탈감 따위 잠시 넣어둘 때. 어째서 김길오가 당을 장악할 수 있었는지, 또 당을 장악해 무엇을 하려 했는지를 알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또다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대체 그 사람의 정치적 소신이 뭔데?

 

이가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에 의해 비선실세와 언더조직이 폭로되고, 필자는 평소 알던 어느 활동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고 그분은 내게 김길오가 누구인지에 대해 물었다. “노동당 비선실세 이름이 김길오에요. 그분에 대해 알려진 건 많이 없어요. 코리아 보드게임즈라고 보드게임업체 사주에 회장이라는데, 저도 자세한 건 모르겠네요.”라는 대답에 그분은 그러면 대체 그 사람의 정치적 소신이 뭐냐고 물었다. 그렇게까지 당을 장악해서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것에는 어떠한 정치적 소신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겠냐, 그런데 대체 그 소신이 뭐냐 하는 질문에 필자는 어떠한 답도 할 수 없었다. “저도 그게 궁금하네요.”라는 말 밖에는.

 

그렇다. 우리는 비선실세 김길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그가 어떤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있는지, 대체 장을 장악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또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가져야할 앞으로의 세상에 대한 그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일일까? 사람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따른다는 것은 그의 생각과 소신, 목적, 가치관, 정체성 등에 대해 동조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의 정치적 소신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그를 따랐다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또 김길오가 많은 사람들을 이끌 만큼 훌륭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생각과 정치적 소신, 목적, 가치관 등에 대해 공유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김길오씨, 대체 당신은 어떤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있는 겁니까? 무엇이 목적이기에 비선질까지 해가며 당을 천하의 웃음거리로 만드신 겁니까?

 

고작 기본소득이 목적?!

 

두 번째 단락을 이야기하기 전에 사회주의자라면 모를 리 없는 말을 하나 하고 시작하겠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 그렇다. 인간은 절대 자신의 존재를 넘어서는 생각을 할 수 없으며, 설사 한다 치더라도 의식에 의해 존재가 새로 규정되려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과거의 일들을 반복하고 만다.

 

작년부터 노동당은 기본소득개헌을 내세우며 전국민의 기본소득 보장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기본소득네트워크부터 청년초록네트워크, 알바노조, 청년좌파 등 노동당과 연계된 조직들이 전국민 기본소득을 내세우며 여러 활동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기본소득에 힘을 싣던 중, 비선실세와 언더조직이 폭로되었다. 알바노조의 모든 활동들은 언더조직에서 결정되었다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노동당의 모든 활동도 김길오와 언더조직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여기에서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궁금증이 생긴다. 대체 김길오의 목적이 뭘까? 그동안 왜 그렇게 기본소득 활동에 매달렸던 걸까?

 

기본소득이 정말 사회주의적인 대안인지에 대해서는 뒤로 미루고서라도, 어쨌든 김길오는 자본가이다. 한국 보드게임 시장을 독점하는 기업의 회장님께서 한 달 몇십만원이 아쉬울 리는 없다는 소리다. 그러면 대체 김길오씨께서는 기본소득 활동에 목을 매셨을까? 과연, 목적이 오직 기본소득이었을까?

 

필자가 보기에는 기본소득 자체가 목적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어쨌거나 김길오씨께서는 사업가다. 사업가는 기본적으로 무엇이 이익이고, 무엇이 손해인지에 대한 관념이 탑재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돈까지 써가며 사람과 조직을 장악하는 게 고작 기본소득을 위해서라고? 아니, 오직 기본소득이 목적이라고? 그럴 리는 없다. 기본소득을 통해, 그리고 기본소득 활동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고, 그것이 막대한 이익이 될 것이다 판단하지 않고서야 기본소득 활동에 매달릴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필자는 묻고 싶다. “고작 기본소득 하나 얻자고 그렇게 머리 아픈 짓을 한 건 아니었잖아요. , 이제 솔직히 말해주세요, 김길오씨.”

 

이 글도 아마 김길오에게 보고 될 것이다. 작은 일은 보고해봐야 불호령만 떨어지지만, 큰일은 보고하지 않으면 더 큰일이 날지도 모르니까. 김길오가 이 글에 대해 알게 될 것에 대비해 필자는 한 마디 더 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이 글은 어디까지 김길오 당신에게 보내는 서한이니까.

 

당신이 어떤 소신을 가지고 있든, 무엇이 목적이든 하나만 알아두라. 결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을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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