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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트럼프의 냉정한 현실 인식이 긴요하다

- 여기서 멈춘다면 호전적 대결주의자들에게만 이득이 될 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주변의 움직임이 숨 가쁘다.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 발표가 미루어지면서 북미 간 힘겨루기 양상이 심상찮다는 소문이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기존의 CVID보다 더 기준을 높인 PVID를 거론하고 있고,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생화학무기를 새롭게 회담 의제로 추가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8일 이란 핵협정 파기 선언을 했고, 이전 정부의 약속을 깨버린 이러한 신뢰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서 볼턴은 오히려 북한에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대북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응해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 다롄을 전격적으로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2차 정상회담을 하고,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재차 강조했다. 이 와중에 폼페이오가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또다시 방북했다.

 

최근 미국의 전문가 그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트럼프의 협상가 기질로 제어할 수 있다고 기대했던 미국의 전통적 대중강경파들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가로막기 위해서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의 치고 빠지는 협상 전술과 미국 우선주의가 결합해 좋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북미협상을 앞둔 지금, 북한은 1994년 제네바협정이나 20059.19 합의 무렵보다 몸값이 엄청 올라있다. 북한의 핵 무력 완성 주장을 액면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핵무기 소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성능이 미국이 우려하는 수준의 턱밑까지 근접한 것만은 틀림없다.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고, 김정은을 회담장으로 끌어낸 것은 미국의 압박정책이라며 미국이 회담에서 양보할 것이 무엇인지 전혀 밝히지 않고, 북한이 양보할 목록만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 폐기, 핵 및 미사일 실험 중지 등 일방적인 양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식으로 회담장의 문턱을 높이는 것은 미국 내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세력의 준동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뜻한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위해서도 필수적이지만,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북미대화가 여기서 멈춘다면, 미국으로서도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중동의 이란에 이어서 동아시아에서 북한과 또다시 소모적인 힘겨루기로 시간을 허비할 것이며, 그동안 애써 구축해 놓은 중국, 한국과의 긴밀한 관계가 흐트러질 우려가 크다. 무역 갈등을 비롯한 미중 갈등은 더욱 첨예해지는 반면에, 이번에 새롭게 형성된 북중 간의 공조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한반도의 민중은 또다시 전쟁의 위협 속에서 신음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평화가 절실한 한국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는 미국의 호전적인 대결주의자들에게만 이득이 될 뿐, 동북아의 평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트럼프는 북미대화의 근처에도 못 가본 소위 전문가들이 자신에게 충고하는 것을 비웃고, 자신은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자신한 바 있다. 이러한 호언장담이 과연 사실로 드러날지, 트럼프의 냉정한 현실 인식이 긴요한 시점이다.

  

(2018.5.9. ,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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