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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1 02:23

[논평] 3.1운동 백주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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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라는 시간의 매듭은 자연적 흐름 속에서 거스를 수 없이 다가왔지만, 100년 전에 있었던 그 사건은 포고령으로 시작하였다. 이 포고령은 신의 명령도 아니고 왕의 지시도 아닌 민중의 의지가 표현된 것이었다. 그렇게 3.1운동은 191931일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른바 민족대표 33인은 이보다 늦은 시간에 태화관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총독부에 자신들을 연행해가라고 통보하는 얌전한 태도를 취했다.)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는" <독립선언서>"우리 역사의 권위에 의지"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자유와 평등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 '인류의 양심'이라고 말하고, 지금이 "온세계가 올바르게 바뀌는 커다란 기회"라고 말함으로써 조선의 독립이 보편적 이념에 기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포르투나가 함께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지금의 서울 한복판에서 시작된 '만세 운동'은 금세 전국으로 퍼져나갔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 연해주 등 해외까지 이어졌고, 1년 동안 지속되었다. 조선 민중의 선언과 저항이 때때로 폭력적인 양태를 취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민중이 자신의 몸으로 저항하는 것에 대해 일제가 무력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엄청난 희생자를 낳았다. 한 기록에 따르면 7천 명 이상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15,000명이 넘었으며, 5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체포당했다고 한다.

 

민중이 자기 생명의 근거이자 근대 정치의 유일한 조건인 자기 몸으로 저항한 것은 말 그대로 최후의 수단에 호소한 것이다. 이것은 사태가 더 이상 뒤로 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기에 비록 일제의 지배가 좀 더 지속되었고, 더 참혹한 전쟁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결국 그 야만적인 지배는 끝날 운명이었다는 것을 3.1운동 속에서 읽어내는 건 너무 무리한 일인가?

 

근대의 정치공동체가 그 이전의 어떤 권위나 근거에서도 벗어나 인간의 자연권의 보장을 추구했고, 그 운영에 참여할 때 그 어떤 자격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원리적으로나 시대적으로 '인류의 양심'에 의거한 3.1운동이 민주공화국의 수립을 목표로 한 임시정부로 이어진 것은 당연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물론 임시정부가 얼마나 대표성이 있었는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이다. 더구나 우리 민족과 민중의 힘으로 온전히 이루어내지 못한 해방과 분단, 격렬한 정치적 갈등 속에서 대표성을 확인할 충분한 기회를 가지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한 임시정부가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사실은 백 년 동안의 고독에 휩싸여 있었지만 역사의 방향성을 지시한 일이었다.

 

해방 이후 이 땅의 역사가 우여곡절을 거쳐 왔지만 그래도 일관된 방향이 있었다면 민주공화국을 누구의 힘으로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그리고 그런 민주공화국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스핑크스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었다. 이 질문에 답하면서 우리는 미망과 환희의 시간을 거쳐 왔고, 이제 겨우 실마리를 찾았다고 할 수 있다.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이런 사회를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 이러한 원칙과 방향을 모든 인류에게 적용하는 것, 이러한 인류의 삶의 근거인 자연과 함께 하는 것. 물론 이제 겨우 실마리를 찾았을 뿐, 구체적인 방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갈등적이다.

 

그러나 이 갈등이란 것이 자기 목소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그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보면 이 과정조차 민주공화국이라 할 것이다. 3.1운동이 백 년 동안의 고독 속에서도 자기 삶을 이어왔다면 우리에게 이것을 가르쳐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201931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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