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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북한의 긴장조성 행위와 정부의 현명하지 못한 맞대응.jpg




과도한 북한의 긴장조성 행위와 정부의 현명하지 못한 맞대응
- 9·19군사합의는 물론 6·15선언도 위험하다.


북한이 연일 남북관계의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16일 오후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17일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6·15 20주년 기념 발언에 대해서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하여 비난하였다. 뿐만 아니라 북한 인문군 총참모부는 17일 대변인 발표문을 통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다시 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하며, 남북군사합의의 파기를 선언했다. 또한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함으로써, 남북관계를 2000년 6·15선언 이전으로 되돌릴 수도 있음을  밝혔다. 

청와대가 “더는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6·15 20주년 기념사에 대한 “매우 무례한 어조”의 비난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전형적인 유체이탈화법으로서 마치 방관자처럼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안이한 상황인식을 보여준 발언이었으며, 남북관계 경색의 근본원인이 문재인 대통령 자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6·15 20주년 되는 날에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되었다.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라고 말하며 급박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에서 한가한 소리를 하는가 하면, “한반도 운명의 주인답게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마치 제3자가 훈수하는 듯한 발언으로 일관했다. 

이번 달 들어 북한은 대북전단 문제와 김여정의 담화를 시작으로 해서 미국의 눈치만 보며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남한 정부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는가 하면, 북한의 당국자들은 군사합의 파기 등을 위협해 왔다. 마치 남의 이야기하듯 한가하고 원론적인 이야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던 것이다. “국제 사회의 동의를 얻어가는 노력도 꾸준히 하겠다”는 그동안의 변명도 여전했다. 남한에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며 분노하는 북한으로 하여금 모종의 행동을 촉발시킨 발언이었을 수도 있다. 

북한의 최근 행동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북한이 남한에 대해 갖고 있는 배신감을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9·19 군사합의의 일방적 파기는 너무 나간 것이다. 남한의 군사훈련 등 몇 가지 군사합의 사항의 이행부족을 이유로 기왕에 실천하고 있는 것까지 과거로 되돌리는 것은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극히 위험한 행동이다. 더구나 개성지역의 군부대 주둔은 6·15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선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취한 조처를 뒤엎는 것으로 북한 내부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군사긴장은 남북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북한의 도를 넘은 일련의 행동에 맞대응을 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는 정부의 반응도 지혜롭지 못하다. 

통일부, 청와대 등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강경한 입장을 연이어서 발표하고 있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에 대해서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로 체결한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북한에게 따질 여지가 있겠지만, 남북의 신뢰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통일부가 엄중대처 운운하며 정색을 하고 따지기에는 한계가 많다. 혹여 북의 군사도발을 염려하는 것이라면, 국방부 대변인의 발표로 족하다. 

남한에도 최고존엄의 심기를 극진히 살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개성공동연락사무소가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큰 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상징하고 있는 만큼 충격이 컸겠지만, 지금은 최고 존엄들 간의 자존심 싸움 할 때가 아니다. 감정적인 대응은 북한이 예고한 군사행동을 실행에 옮기는 빌미를 줄 우려가 있는만큼 자제해야 한다.

6·15공동선언을 이끌어냈던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하고 자리만 지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교체를 포함해서 심기일전할 때가 되었다.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오각성부터 필요할 것이다. 

구체적인 전략도 없이 성급하고 구태의연하게 대북특사를 보냈다가 북한으로부터 거절당한 것도 짚어야 할 점이다. 남북관계가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으로, 심하게는 6·15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현 가능하며 근본적인 대북전략 수립이 필요한 때다.


2020.06.18.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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