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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맞이하여

- 수능을 거부하거나 학교 밖에 있는 청소년들을 응원한다



오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날이다.


이 시험의 겉으로 드러난 목적은 말 그대로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준비가 됐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뜻이 거기에 담겨 있지만, 실상 대한민국에서 이 시험의 의미는 올해 응시자 53만 명의 계급이 오늘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제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으며, 계급 계층 간의 이동사다리는 오늘 오후에 없어지기 때문이다. 


10여 년 이상 오늘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모든 학생들을 맘 놓고 응원하기 힘든 것은 이 사회에서 시험이라는 것의 기능이 너무도 무자비하기 때문이다. 


한류 등에 힘입어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이 늘고 있지만, 막상 한 꺼풀 벗고 들어가면 이 사회의 차별과 배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자, 그리고 그들의 자식, 난민과 망명자에 대한 태도 뿐 아니라 박노자 선생이 지적했듯이 식민모국이라도 불러도 어색치 않을 미국 출신의 교수들도 이 땅에서 소속감을 갖고 살기 힘들다. 


‘비정규직이 억울하면 시험 쳐서 들어 오라’는 말이 사회 구석구석에서 버젓이 통용되고 있다. 이 말은 결국 대한민국에서 시험이란,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범위 밖으로 사람들을 탈락시키기 위한 장치이며, 합법적으로 차별하기 위한 명분으로 작동하는 수단이며, 탈락된 자로 하여금 스스로 차별을 받아들이게 하는 설득기제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미래의 가능성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이와 같은 시험에 매달리며 공정하게 시험 칠 수 있게 해달라고 시위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신자유주의 경쟁이 철저히 내면화되고, 결국 차별을 제도화하고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진즉에 수능을 포기하거나 거부한 학생들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다. 기득권을 가진 어른들이 이 사회를 차별과 배제가 판을 치는 사회로 만듦으로써 그들만의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 인생이 성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무에게도 예속되지 않고 스스로 자기를 형성할 때, 나는 자유이다. 하지만 나는 오직 너와 만나 우리가 될 때에만 내가 될 수 있다.’ 


수능을 포기 또는 거부하거나 학교 밖에 있는 청소년들을 응원한다. 스스로의 가능성과 자존을 못난 어른들이 요구하는 그깟 대학졸업장에 매어두지 말고 진정한 나와 행복을 찾기 위해 용맹정진하기를 바란다.



2019.11.14.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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