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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보로 점철된 채널A : 야간수당은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일하면 지급된다. 그런데 야간수당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편의점은 대부분 1~2명이 일해서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박정훈 전 알바노조 위원장이 같은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원래 글의 주소는 http://omn.kr/p8al입니다.



언론의 도 넘은 최저임금 포격


그야말로 폭격이다. 최저임금의 역풍, 딜레마, 역습 등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기사가 포탄처럼 쏟아진다. 주로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높아져 노동시간을 줄이고, 고용을 감소시키며, 영세자영업자들이 어렵다는 논조들이다. 그 와중에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법 체크도 하지 않은 채널 A


채널A는 지난 2일 <야간시급은 1.5배..."심야 영업 포기했어요">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그런데 이 보도는 완벽한 오보다. 야간수당이 새벽 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일하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상 야간수당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일을 하면 받을 수 있다. 


더 결정적인 오보는 따로 있다. 편의점이 1.5배의 야간시급이 부담스러워서 야간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야간수당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편의점은 대부분 1~2명이 일해서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내가 상담한 알바노동자 중에는 야간에 일을 하니깐 최저임금이나마 받을 수 있다고 좋아했던 편의점 알바도 있었다. 오히려 편의점은 야간에 힘든 일 시키면서도 임금할인을 받았던 곳이다. 


만약 야간수당이 부담된다는 취지로 취재를 하고 싶었다면, 최소한 야간수당을 지급하는 사업장을 찾아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야간수당 지급을 하고,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사업장은 최저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있으니, 극적인 사례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손쉬운 편의점을 건드렸을 것이다. 


더욱이 편의점의 야간영업은 본사와의 계약 때문에 강제로 해오던 관행이었다. 편의점의 상징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야간영업이라는 게 본사의 이유다. 번화가가 아닌 이상 손님은 없는데 전기세 나가고 인건비 나가는 야간영업을 하고 싶은 점주가 어디 있겠는가. 이것이 2014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12조3항에 따라 부당한 24시간 영업을 강요할 수 없도록 법을 바꿨다. 6개월간 심야 영업 수익이 영업비용에 미치지 못할 경우엔 점주가 심야 영업을 중단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에서 채널 A의 오보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여기서 규정하는 심야영업이 오전 1시부터 오전 6시다. 지금 언론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최저임금 논지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런 오보는 계속 나올 것 같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최소한 노동법 체크는 한 번 하고 기사를 쓰길 바란다.  


최저임금 갈등에 숨은 진짜 책임자들


2017년 최저임금으로 주 40시간 노동자가 받는 월급은 약 135만 원, 올해 최저임금으로 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받는 월급은 157만 원이다. 고작 20만 원이다. 또, 한국의 500만 정도 되는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00만 명 정도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이 30만 원이 엄청난 타격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영세자영업자와 최저임금 노동자의 싸움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 싸움의 무대에 오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서촌에는 OO족발이라는 식당이 있다. 이 식당에 새로운 건물주가 왔는데, 보증금을 3천만 원에서 1억으로, 월세를 294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4배 올릴 것을 요구했다. 바로 위의 편의점 본사는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매출총이익의(매출액-원가) 35%를 가져간다. 이걸 내고 나서 남은 돈으로 인건비도 주고 전기세도 내고 임대료도 낸다. 그러니깐 본사는 인건비 걱정이 없이 무조건 수익을 창출한다. 왜 이에 대한 비난은 하지 않을까. 


문재인 정권의 최저임금 정책에 빠진 게 있다면, 이런 땅의 문제와 대기업과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경제개혁이다. 오히려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은 있다. 일자리안정자금이라는 명목으로 30인 미만 사업장에 월 13만 원씩 지원한다. 속수무책인 것은 노동자다. 해고하거나 노동시간을 줄이거나 상여금을 없애려는 등 사용자들이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각종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근로조건이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바뀌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으로 노동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취업규칙을 보는 것 자체가 도전인 노동자들이나, 취업규칙 신고 의무가 없는 1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대응할 방도가 없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근로감독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노동조합이다. 소규모 사업장과 알바 노동자들의 노동조합과 이를 지원하는 노동단체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개혁과 좀 더 인간다운 노동시장개혁은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여기에 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감옥에 있고 이영주 사무총장도 감옥에 있다. 이들이 외친 게 박근혜 정권 퇴진과 노동개악 반대였다. 누가 나서서 노조를 하고 옳은 주장을 하고 싶겠는가. 


최저임금은 민주주의의 문제


최저임금은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분의 부담을 노동자이자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지우고 싶은 사람들과 이에 저항할 힘이 별로 없는 노동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정치적 문제다.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나 결과를 차분히 지켜볼 새도 없이 부정적인 기사들만 쏟아지는 지금의 상황을 보라. 근거도 빈약하다. 설문조사 결과나 극단적이고 지엽적인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꾸준히 진행되어왔던 기술진보에 의한 인력 대체 문제도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말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2019년도의 최저임금을 정하는 싸움은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분위기는 너무 서글프다. 먹고살기 힘들어서 최저임금을 올리자고 하면 오히려 피해를 본다는 기사들을 보고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묵묵히 주는 대로 받고 싼값에 일하는 것뿐이다. 그건 노예가 되라고 말하는 것뿐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면, 이 나라의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사실을 헌법에서뿐만 아니라 광장에서 확인하지 않았던가. 이 주권이 우리가 일하는 가게 앞에서 멈출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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