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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논평]

문재인 정부 정책비판 시리즈10. 소득주도성장론

 

일자리 중심 가계소득 증대’ 기대 어려워

- 경제 환경의 변화는 과감한 공유부 배당 정책 요구


대통령의 정책공약집과 지난 7월 2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된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총론적 기조는 소득주도성장이다노무현 정부까지 포함한 역대 정부는 공히 노동조세국가규제 등에서 투자 주체인 기업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공급중심 성장 정책을 펴왔다소득주도성장론은 가계가처분소득의 증대를 우선 과제로 설정해 이로부터 소비 증가-투자 증가-경제 성장의 선순환 경로를 그리는 수요중심 성장 정책이라는 점에서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표현한다노동당은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 패러다임 전환에 부합하는 내용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한다변화된 경제 환경은 기본소득생태배당토지배당 등의 과감한 공유부 배당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적극적 증세 의지 없는 한 복지 확대의 한계는 분명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은 소득주도 성장의 세 가지 수단으로 1) 최저임금 시급 1만원 등 임금소득 향상 2) 주거비,의료비교통비통신비교육비 등 생계비 절감 3)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아동수당 월 10만원청년 구직촉진수당기초연금 인상치매 국가책임제장애인연금 인상농업 분야 공익형 직불제 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충을 제시하고 있다. 2)와 3)처럼 사회복지 지출을 늘려 생계비를 절감시키고 현금의 공적이전을 확대하는 정책은 정책 의지의 문제이다이와 관련 노동당은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책이 GDP 대비 1%p 증세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과이로 인해 사회복지 확대도 근본적 제약 하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http://www.laborparty.kr/lp_policy_comment/1734380 참조). 정권 내부의 비판을 받을 정도로 소극적이었던 문 정부의 증세 정책은 현재 고소득층과 상위 대기업을 겨냥한 핀셋 증세까지 나아갔지만 기본적으로 저부담 간접세 위주 현행 조세체제를 고부담 직접세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근본적 해법으로 나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적극적 증세 없이 예산 절감과 조정에 의한 재정 확보를 강조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의 운명을 벗어나기 어렵다.소득주도 성장을 가능케 하는 요소로서 2차 재분배 확대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는 레토릭과 달리 정책에서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제로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좋은 일자리의 확대를 통한 임금소득 향상을 중심에 두고 설계됐다그 수단들로 공공 일자리 확대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실노동시간 단축일자리 지원세제 개혁적극적 노동시장 정책들이 제시되어 있다일자리 지원세제 개혁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들은 익히 알려져 있으며 임금소득으로 직결되는 효과도 크지 않다시장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기업을 지원하거나 구직자와 구인기업의 일자리 매칭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괜찮은 일자리의 양적 확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공공 일자리 확대는 분명 고용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고 공공 부문에 한정해서는 임금소득 증가에 기여할 것이다.하지만 약간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질 안전치안복지교육 분야 공무원 일자리 이외에 괜찮은 일자리 총량이 크게 늘어날 시책은 아니다국가를 최종 고용자로 전제하는 일자리 보장 정책은 임금 보조금이나 고용 보조금 등 이런저런 정책을 통해 도입되었지만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둔 적이 없다고용의 질이 제고되는 것은 가계소득이 늘어나는 것이고 소득주도성장에 도움이 된다하지만 괜찮은 일자리 증대로 완전고용에 근접하지 않는다면 일자리 중심의 소득주도성장은 불가능하다.

 

양질의 일자리를 유의미하게 확대할 정책은 부재

 

공공일자리 정책은 그나마 부분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하지만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실노동시간 단축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1990년대 말 프랑스의 오브리법(loi de Aubry) 실험은 대략 절반 정도의 노동 시간량이 자동화로 잠식되고 추가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여기에다가 주당 52시간으로의 단축은 이미 시장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계층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주당 35시간제 정도의 획기적인 단축이 아니라면 신규고용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오히려 자동화와 노동강도 강화로 단축된 노동시간은 잠식될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소득주도성장이 가능해지려면 노동시간단축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며이미 고용된 노동자들의 임금이 축소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이 점에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중요하다따라서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2020년까지 시급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문 정부의 정책은 평가할 만하다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수혜 계층의 범위가 제한되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총액이 하락하는 등 정책 단독으로 소득주도성장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다특히 2015년 고용률 65.7%로 OECD 국가 평균인 66.4%에 비해 다소 낮고 독일(74.0%), 영국(73.2%), 캐나다(72.5%) 등보다는 상당히 낮은 현실을 감안했을 때 노동 유무에 관계없이 공적 이전소득을 증대시키는 정책이 반드시 중요하다여기서 다시 한 번 증세와 공적 이전소득에 대해 소극적인 문재인 정부의 정책 한계가 분명해 진다.

 

대기업-중소기업대기업-자영업자의 불공정한 관계를 시정하려는 공정경제는 문재정 정부 경제 패러다임 전환에서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일자리의 89%를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완화하고 동반성장 모델을 만들지 못한다면 일자리의 양적 확대나 질적 제고는 불가능하다고용 효과는 별도로 하더라도 공정경제는 중소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대기업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중소기업에 일정한 법적 대항수단을 마련해 주는 정책으로 대기업-증소기업,대기업-자영업 사이의 공정경쟁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원인이 있다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근본 원인이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으로 시장에서의 교섭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가능케 하는 구조가 재벌 가문이 소수 지분으로 방대한 기업집단을 지배할 수 있게 해주는 소유지배구조이다재벌의 소유지배구조를 재벌 해체 수준으로 개혁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공정거래 감독행정의 강화만으로 공정경제가 작동하기 어렵다는 뜻이다(http://bit.ly/2wOCoUw 참조). 일자리 정책으로서 공정경쟁 역시 문 정부의 소극적인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혁에 갇혀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제 환경의 변화는 기본소득 확대 요청

 

문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한 혁신성장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혁신 중소기업 중심의 성장동력 확보는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정책 목표라고 말할 수 있다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추진된다고 해서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새 일자리가 느는 것보다는 오히려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특별히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은 바로 매출과 이윤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에 있지만 세금 납부와 일자리 창출 역할은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지식정보산업의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노동소득분배율의 추세적 하락은 불안정노동체제로 인한 것이기도 하지만최근의 연구 결과는 고용과 연관되지 않은 지식자산소득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이 노동소득분배율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소위 말하는 인터넷기업들은 엄청난 규모의 이득에도 불구하고 세금과 고용 기여는 미미한 수준이다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임금이나 세수 확대로 돌아오지 않는 자본소득에 대한 대처 방안이 전무하다시피다소득주도성장론의 명백하고 중요한 공백이다.

 

사실 ILO의 임금주도성장의 한국적 변용으로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주도성장이 직면한 고유한 한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완전고용을 전제한 임금주도성장은 실업과 불안정 노동이 만연하고 기술 변화가 일자리의 추세적 감소를 낳는 정책 환경 상태에서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주당 35시간으로의 노동시간의 획기적 단축과 이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의 유의미한 확대노동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포함한 가계소득의 증가이 두 가지 요소의 결합이 있었을 때만이 소득주도성장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노동 환경의 변화지식정보산업의 비중 증가 등 정책 환경의 변화는 기본소득생태배당토지배당 등 과감한 공유부(共有富배당 정책의 결합을 요구하고 있다.


2017. 8. 17

노동당 정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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