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신년사] 우리는 작은 불, 큰 불, 횃불을 살라 기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 노동당 신년사 ]
우리는 작은 불, 큰 불, 횃불을 살라 기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또 한 해가 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해가 바뀌고 정월, 12간지 첫 쥐 날에는 쥐불놀이를 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를 합니다. 논두렁이나 밭두렁에다 작은 불, 큰불을 놓아 해로운 동물과 해충만이 아니라 끼어있는 액을 쫓아냅니다. 떼를 지어 횃불을 살라 봄을 맞이하면서 기운 좋은 새싹과 풍요를 기원합니다. 그래서 불의 기세를 더 왕성하게 하기도 합니다.
국회 앞에는 이러저러한 요구를 내건 천막이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노조법 2·3조 개정을 위해 한 달에 가까운 단식투쟁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정기국회를 앞둔 작년 연말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건 인권활동가들의 단식농성이 있었고, 10년, 20년 전에는 비정규법안제정 저지를 위해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제 몸을 돌보지 않는 투쟁을 해왔습니다. 법이란 우리 손으로 직접 제정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 할지라도 현실의 도돌이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겨울 깊어가는 눈보라와 바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섭습니다.
이제야 이태원에는 영정을 모신 시민분향소가 차려지고 찾아오는 이, 지나는 이들의 조문을 받습니다. 그 맞은편에는 살아있는 악귀들의 악다구니가 끊이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싸우면서, 깨지고 피투성이가 되면서 꿈을 익히고 키워왔습니다. 바다 저 멀리, 산꼭대기 그리고 아파트 콘크리트 덩이 위에서 해를 맞이하면서 그 꿈을 새로이 맞이합니다. 작년 한 해 아니 그 이전부터 우리는 한 점 불꽃, 쥐불놀이를 하고 새날의 씨를 심어왔습니다. 비록 가다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 일어나 기어이 새싹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작은 불, 큰불, 횃불을 살라 기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총체적인 삶의 위기에 맞닥뜨릴 한 해가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것은 실업으로 거리에 나앉고 부채와 빈곤의 그늘은 깊어지는 그리고 생명이 무너지는 총체적인 삶의 위기입니다. 그리고 지구 저쪽 전쟁의 참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남북간의 정치군사적 긴장은 높아지는 위기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연대는 강화되고 공공체제, 사회공동체가 더욱 굳건해야 할 것이며, 노동당, 계급정치의 자리는 더 커질 것입니다.
인간해방, 노동해방 그리고 계급정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해 다시 한번 결의를 다져봅니다.
지난 한 해도 노동당이 이어가고 있는 체제전환정치에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신 당원들과 후원인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3년 1월 3일
노동당 공동대표 이종회, 나도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