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피해를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라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4-05-29 13:21
조회
1454


기후위기의 피해를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라

- 발전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과 행진을 지지하며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늘 오후 3시에는 파업노동자들과 환경 및 사회운동단체 등이 함께 하는 행진이 남부발전 본사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남부발전의 하청업체에 소속되어 경남 하동 등에서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상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비정규직들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쇄되므로 이들은 앞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성이 크다.

고용대책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회사 측은 LNG발전소 등에 취업을 주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매우 부족하고 불확실한 해법이다. LNG발전소는 정비관련 고용인원이 많지 않거니와, 민자발전소들이 많다. 이들이 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책임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또한 LNG발전 역시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일종의 중간단계일 뿐이므로, 설사 고용승계가 된다고 해도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탄소중립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그 필요성 자체는 노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폐쇄가 특정 기업 차원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이므로, 그에 따른 피해를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그 부담은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져야하는 것이지, 폐쇄되는 발전소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피해를 일방적으로 감수하라고 할 수는 없다.

기후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앞으로 이런 상황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도 늘어날 것이다. 기후위기는 결코 모두에게 동등한 위기가 아니다. 자본은 이를 오히려 또다른 돈벌이의 기회로 삼는 반면, 노동자나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는 각종 피해를 집중적으로 입게 된다. 기후위기는 불평등의 위기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의 터전인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과정에 생겨나는 각종 피해는 우리 사회공동체 전체가 공공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안 그래도 심각한 불평등을 더 악화시키는 자본 중심의 해법은 결코 기후위기의 해법이 아니다.

앞으로의 대응에 대한 선례가 되기 때문에라도, 이번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중요하다. 공익적 목적을 위해 폐쇄되는 기업의 노동자들은 고용승계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중간단계이고 자본이 주도하는 민자 LNG발전소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중심의 공공발전공사가 설립되면서 여기서 이들의 고용을 흡수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의로운 전환'이다.

문서에만 쓰여져 있는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라 정말로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려면, 노동자에게 불평등한 자본 중심의 기후위기 대응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와 공공이 주도하는 평등한 기후위기 대응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서, 현재의 자본 중심 체제가 아니라 사회 중심의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는 방법이다.


2024. 5. 29

노동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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