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민생위기 시대, 산유국이 웬말인가?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4-06-04 15:36
조회
1316


기후위기·민생위기 시대, 산유국이 웬말인가?

- 기후악당, 낡은 '국뽕'에서 벗어나야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포항 앞바다 석유 매장 가능성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상당수의 반응은 그 자체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발표시점이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노동당은 이 자체가 과연 환영할 일인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문제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탈탄소’ 정책에 역행한다는 점이다. 현재 인류에게 닥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후위기 해결이고, 이를 위한 시급한 과제는 화석에너지체제를 재생에너지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산유국의 꿈을 말하며, 기후위기 해결에 대한 그의 무지와 의지 부족을 또다시 드러냈다. 

에너지 전환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니까 당장은 석유가 나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불확실하며 설사 실제로 석유가 있더라도 그걸 채굴하는 데에는 역시 10년 이상 걸리며, 채굴에 성공한다 해도 계속 채굴할 것이기 때문에,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국내법에도 어긋난다. 

현실성도 상당히 희박하다. 현재 발표된 것은 단지 지질구조 분석상 석유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일 뿐이며, 실제 시추에 들어갈 경우 석유 발견 가능성은 많아야 20%, 즉 시추공 5개당 1개 정도이며 대개는 10% 정도이다.

게다가 발견된 석유가 경제성이 있는지도 문제이다. 대륙붕 등과는 달리 심해는 시추나 채굴 등 모든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설사 석유가 발견되어도 그간의 투자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경제성이 없을 수도 있다. 

어차피 석유탐사는 이런 실패 가능성을 다 고려하고서도, 성공했을 때의 큰 이익을 바라보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다. 원래 투자란 리스크가 있는 것이며 하이 리턴을 바란다면 하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이 과연 그런 투자를 해야 할 시기인가? 지금 기후위기, 심각한 경기침체, 각종 가계부채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그럼에도 여야 모두 경쟁하듯이 각종 세금을 줄이거나 유예해주겠다면서, 적극적인 재정확대로 불경기의 충격을 완화하는 것에는 소극적이다. 공공재생에너지나 철도를 비롯한 대중교통 확대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자도 매우 미흡하다.

그런데 노동자민중을 위한 확대재정이나 미래전환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면서, 기후위기를 가중시키고, 기껏 10~20%의 성공 확률이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와 경제성 여부도 불확실한 석유 탐사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이에 우리 노동당은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발표는 오히려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후위기와 민생위기가 심각한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산유국이라는 ‘기후악당’식 사고와 낡은 '국뽕'식 사고에서 그만 벗어나길 바란다.


2024.06.04

노동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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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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